“한국정부의 구조조정 노력이 미흡하다.” “한국이 금융개혁에 성공할 경우 오히려 일본보다 금융이 선진화될 것이다.”
지난달 30일 홍콩주재 한국총영사 관저에 홍콩 금융가의 ‘코리안 데스크’ 20여명이 모여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 금융기관들의 생생한 분석과 전망을 전달했다. 코리안 데스크란 외국 금융기관에서 한국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 외국자본이 한국에 투자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전적으로 이들의 손에 달려있다.
홍콩에 진출한 한국 금융기관 직원들과 자리를 함께한 이들은 아시아 및 한국의 금융위기에 대한 분석과 이를 극복할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네덜란드의 ABN AMRO은행에서 채권영업을 하는 채진욱(蔡鎭旭)씨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조조정을 받았던 브라질을 예로 들면서 “한국정부가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법과 제도를 국제기준에 맞게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계 증권사인 골드만 삭스의 김선배씨는 한국의 2·4분기(4∼6월) 성장률이 마이너스 9%에 달할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소개하면서 “외국 금융기관들은 한국의 구조조정 노력이 미흡하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경제 금융통신인 블룸버그 홍콩지사의 한국팀장인 베티 김씨는 엔화의 지속적인 약세를 점쳤고 노무라 증권의 김승환씨는 한국이 이번 금융개혁에 성공할 경우 오히려 일본보다 금융이 선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시아종합금융의 박재혁과장의 실무 경험담도 관심을 모았다. 그는 “태국과 인도네시아는 외채를 제대로 갚지 못하면서도 한국보다 큰소리를 치고 있고 신인도도 더 높다. 그러나 한국 금융기관들은 태국이나 인도네시아에 빌려준 채권은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외국 금융기관에 구걸하다시피 해 롤오버(차환)를 하고 고율의 이자를 꼬박꼬박 물고 있다. 국제금융에 대한 감각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홍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