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1’재보궐선거에 따른 한나라당의 각종 행사가 당권경쟁의 전초전으로 변하고 있다.
조순(趙淳)총재가 강원 강릉을 재선거에 출마한데다 당권도전의사를 밝히고 있는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 이한동(李漢東) 김덕룡(金德龍)부총재 등이 이들 행사를 지지세 확산의 장(場)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 보선 공헌도가 ‘8·31’전당대회에서의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당권도전 주자들의 판단. 이들은 자리를 함께하는 기회를 활용해 합종연횡을 위한 서로간의 교감 확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또 재보선 지원유세와는 별도로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 강삼재(姜三載) 강재섭(姜在涉)의원 등 차세대 중견그룹의 움직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연대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당권도전 주자들의 주요행보 중 하나다.
2일 수원시민회관에서 열린 수원팔달지구당 임시대회(위원장 南景弼·남경필)에는 이한동 이기택(李基澤) 김덕룡부총재가 함께 참석했다. 이명예총재는 신경식(辛卿植) 유종수(柳鍾洙) 김정숙(金貞淑)의원 등과 함께 이날 오후 대구시민회관에서 열린 대구북갑지구당 임시대회(위원장 박승국·朴承國)에 참석했다.
3일 오후 강릉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지구당 임시대회에는 이명예총재와 이한동 신상우(辛相佑) 이기택부총재 등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당권도전 인사들은 지구당 임시대회 축사 등을 통해 야당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구축하기 위한 차별화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
이명예총재는 대구북갑대회 치사에서 “한나라당은 밖으로는 집권여당의 야당파괴 공작에 시달리고 있고 안으로는 뚜렷한 당의 정체성과 구심점이 없어 혼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뼈를 깎는 자기쇄신을 통해 강력하면서도 건강한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동부총재는 수원팔달대회 격려사에서 “대선과정에서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전격합의한 합당절차를 무난히 마치고 4월 4개 지역 보선에서 승리를 쟁취했다”면서 자신이 대표로 있을 때의 ‘치적’을 과시했다.
전당대회에서의 캐스팅 보트를 노리는 이기택부총재는 “건전한 야당, 강한 야당이 있어야 정부 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다”면서 평생 야당 외길을 걸어온 전력을 부각시키려 애썼다.
김덕룡부총재는 “전당대회에서 강력한 야당으로 새출발을 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이 환골탈태하고 새롭게 태어나 국민화합과 미래지향의 새정치를 주도하기 위해 신풍(新風)을 일으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