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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A형간염 비상…발병 20대초반 집중

입력 | 1998-07-03 19:54:00


‘서울 수도권에 A형간염 경보’.

최근 서울과 수도권에 80년대 이후 거의 발견되지 않았던 A형간염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중앙병원 경희대병원 등에는 지난해까지 환자가 한 해 1∼3명 정도였으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20∼40명.

이는 올 1,2월 강원 군부대에서 이 질환이 집단 발병했던 것과 관련있는 것으로 의학계에서는 추정. 경희대병원 이정일교수는 “군의관인 제자로부터 강원 모부대에서 2월경 2백여명의 장병이 A형간염에 걸렸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국방부는 “2∼4월 강원 화천지역에서 군인 43명이A형간염 증세를 나타냈다”고 발표.

그뒤 서울에서 환자가 급증했고 5월말 강원 춘천시와 화천군 일대에서 20여명의 환자가 집단 발병했다.

▼A형간염이란?〓환자의 대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되는 간염. 위생상태가 불량할 때 생기는 전형적 ‘후진국병’. 어릴 적에 걸리면 대부분 자연치유되면서 항체가 생기지만 20세 이후에 걸리면 입원해야 한다. 최근 발병 환자는 20대 초반에 집중. 80년대 이후 위생상태가 좋은 때 태어나 어린 시절 이 병에 걸리지 않았던 연령층이다. 만성간염으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1.7%는 간기능이 급속도로 악화되는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돼 숨지기도 한다.

▼급증 원인〓간 전문의들은 IMF체제가 시작된 뒤 사회 전반적인 위생상태가 나빠진 점을 이유로 설명. 특히 한강 유역에서 주로 발병하는 이유는 전방 군부대의 집단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감염장병의 대변이 한강 상류 유역의 우물 약수 개울물 등을 오염시켰고 이 물이 번져나가 민간인도 감염시켰을 것으로 보는 견해다.

▼증세와 치료법〓급성간염의 증세와 비슷. 처음엔 속이 메스껍고 밥맛이 없어진다. 높은 열이 났다가 가라앉으면서 황달이 나타난다. 전신피로와 소화장애도 생긴다. 특별한 치료제는 없다.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쉬게 하면서 합병증이 나타나는지를 관찰하고 증세에 따라 대증요법을 쓴다.

(도움말〓성균관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고강철교수 02―3410―3403,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정일교수 02―961―8144)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