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재벌이 은행을 설립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허용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도하고 있는 자본금 40억달러의 초대형은행(슈퍼뱅크) 설립 뿐만 아니라 일부 재벌의 은행업 진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은 6일 “은행법에 은행 설립에 대한 준칙주의를 명확히 도입해 (산업자본이) 일정 요건을 갖추면 은행 설립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위원장은 “다만 재벌이 은행 설립을 추진할 경우 자본금이 다른 기업이나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이 아니고 경영을 통해 얻은 수익금이거나 유치한 외국자본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는 정부가 은행업 설립에 대한 요건을 명확하게 해 인가 과정과 결과를 투명하게 하고 올해 말로 예정된 은행업 개방에 맞서 국내 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의 이같은 산업자본의 은행업 진출 허용 방침에 따라 금감위는 인가권을 쥔 재정경제부와 재벌의 은행 설립 요건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대해 협의하고있으며 빠른 시일내에 국회에 은행법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금감위 관계자는 “대동 동남 동화 경기 충청 등 5개 은행이 이번에 퇴출됨에 따라 역으로 새로운 은행의 진입이 필요해졌다”며 “은행의 납입자본금 조달 능력을 갖춘 대기업에 은행 설립을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와 관련, 슈퍼뱅크 설립 의사를 밝힌 김우중(金宇中)대우그룹회장은 미국 시티은행 관계자를 만나 국내에 초대형은행을 합작설립하는 방안 등을 모색하기 위해 5일 출국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