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국 프랑스가 사상 첫 월드컵축구 우승컵을 거머쥔 12일 밤(현지시간) 프랑스 전역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해 뜨겁게 달아올랐다.
주심의 휘슬이 길게 울리면서 프랑스의 3대0 완승이 확정되자 파리북부 생드니시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을 가득 메운 8만 관중은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비브 라 프랑스(프랑스 만세)’를 목청껏 외쳤다.
프랑스 대표팀 유니폼을 흔들며 기뻐하는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 그라운드에서 펄쩍펄쩍 뛰는 선수들, 쉴새없이 ‘프랑스’를 연호하는 관중이 완전히 하나가 된 모습이었다.
같은 시간 수많은 프랑스인이 파리 샹젤리제 거리를 비롯한 주요 도시의 중심가로 뛰쳐나왔다. 샹젤리제 거리를 가득 메운 수십만명의 인파는 프랑스 국가 ‘라 마르세예즈’를 부르면서 열광적으로 승리를 자축했다.
‘빛의 잔치’로 명명된 폐회식은 불꽃이 휘날리는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는 가운데 시작돼 ‘2002년에 대한 헌사’라는 주제로 차기 월드컵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의 전통무용단이 등장하면서 절정을 이뤘다.
북을 둘러멘 채 빠르고 현란한 움직임으로 경기장을 수놓은 한국의 춤과 다이고(大鼓)를 동원한 일본 타악기가 어우러져 백미를 이뤘다.
33일에 걸친 20세기의 마지막 월드컵, 한일 양국 예술혼이 관중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며 막을 내렸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