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년 월남전 당시 베트콩 포로를 거리에서 즉결처형하는 사진의 주인공인 구월남군 장군 구엔 곡 로안(67)이 14일 미국 워싱턴 근교 버크의 자택에서 암으로 사망했다.
베트콩 포로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있는 로안과 공포로 얼굴이 일그러진 포로 모습의 이 사진은 네이팜탄의 불길에 옷이 타버린 채 알몸으로 피란한 소녀의 사진 및 미대사관의 마지막 철수장면과 함께 구월남전의 비극적이고 반인간적인 모습을 전 세계에 알리는 3대 사진 중 하나였다.
특히 처형장면 사진은 AP통신 에디 애덤스기자에게 퓰리처상을 안겨준 동시에 월남전의 참혹함을 한눈에 보여줘 미국내 반전여론 형성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했었다.
그와 함께 현장에 있던 다른 TV 카메라기자도 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으나 너무 잔혹해 TV로는 방영하지 못했다.
로안은 베트콩의 구정 대공세로 사이공(현 호치민)이 대혼란에 빠졌을 때 당시 구월남 경찰청장이었으며 그가 본보기로 공개처형한 포로는 베트콩 대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안은 사이공함락 직전 구 월남을 탈출, 미국으로 건너가 버지니아주에 조그만 식당을 열었으며 프리랜서 사진기자로 변신한 애덤스는 가끔 그를 만났다.
애덤스는 로안의 사망 소식을 듣고 “그는 무고한 양민을 죽인 살인범을 처단했을 뿐”이라며 “영웅인 그가 끝까지 참모습을 알리지 않은 채 죽어 안타깝다”고 애석해 했다.
〈스프링필드(버지니아주)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