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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칼럼]권인혁/프랑스월드컵의 교훈

입력 | 1998-07-17 19:44:00


6월10일부터 7월12일까지 한달간 프랑스 10개 도시에서 세계인의 관심 속에 진행됐던 98 월드컵대회는 주최국인 프랑스가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우승컵을 거머쥐는 성과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월드컵은 대회 준비 초반에는 홍보 부족과 프랑스 국민의 무관심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대회가 진행되면서 프랑스팀이 연전연승하자 프랑스 국민의 월드컵에 대한 관심은 뜨거워졌다. 대통령 총리 등 정부 최고위 인사부터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일체가 되어 프랑스팀의 우승을 기원했다. 프랑스의 월드컵 열기가 절정을 이룬 것은 결승전에서 프랑스가 세계 최강의 브라질팀을 3대0이라는 큰 점수차로 대파했을 때였다. ‘프랑스 사람들에게 불가능은 없다’는 플래카드가 말하듯 축구에 대한 열기는 민족적 자긍심과 애국심으로 승화돼 2차대전 직후 드골 대통령의 프랑스 입성이래최대인파인 1백50만명이 개선문이 있는 샹젤리제 대로에 모여 광란에 가까운 열광과 환호를 보여주었다.

우리로서는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숙원인 16강 진출과 월드컵 1승 획득에 실패한 것이 아쉽다.

그러나 4회 연속 본선에 진출해 세계의 강호들과 경기를 치렀고 특히 마지막 벨기에전에서는 사력을 다한 투혼을 발휘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제는 차기 월드컵 공동 개최국으로서 프랑스 월드컵의 조직과 운영방법중에서 본받을 것과 피할 것을 살필 때다. 이번 프랑스 월드컵은 입장권 판매 정책의 실패로 유럽 여러나라로부터 비난과 항의를 받은 점과 많은 물량 및 인원을 동원한 개막식 행사가 대중과 유리된 초현실적인 공연으로 소기의 메시지를 전달하지 못한 점, 그리고 월드컵 조직위가 경기장 외부에서 발생하는 각종 안전문제에 안이하게 대처함으로써 훌리건의 난동이 일어난 점 등을 대표적 실패사례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관중 동원, 월드컵과 관련된 다양한 문화이벤트 마련, 대중교통수단을 위주로 한 수송정책 등에서는 배워야할 점이 많다.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우리가 지금부터 준비해야할 것은 무엇인가.

첫째, 월드컵을 남북화합의 계기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남북 분산개최, 남북 단일팀 구성등을 통해 50년간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민족적 일체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대회기간에는 세계 30억명 이상의 축구팬들의 이목이 한국에 집중된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고유하고 독창적이면서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문화 홍보면에서 성공적인 월드컵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 88년 올림픽을 계기로 올림픽대로 경기장 선수단아파트 등 각종 인프라가 확충되었듯이 2002년 월드컵도 각종 레저 스포츠 시설, 철도 도로 항공 시설 등 우리의 사회기간시설을 확충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2002년 월드컵이 한일 공동주최로 열리는 만큼 한일간의 미래지향적인 우호 협력 관계를 정립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권인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