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국회의장선출의 자유투표를 수용키로 결정함에 따라 15대 후반기 의장직은 자민련 소속인 박준규(朴浚圭)전의장과 한나라당 후보간의 맞대결로 매듭지어질 공산이다.
여권은 이미 ‘박준규의장―김봉호(金琫鎬·국민회의)부의장’ 카드를 내정해 놓고 있는 상태다. 한나라당도 19일 열린 긴급당직자회의에서 지도부 조율을 거쳐 의원총회에서 동의를 받도록 의장후보의 ‘단일화 원칙’에 의견을 모았다. 따라서 의장선출투표의 관건은 누가 한나라당의 의장후보로 결정되느냐에 달린 셈이다.
현재 의장선출투표에서 유리한 고지는 한나라당측이 차지하고 있다.
현의석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한나라당이 재적의원 2백92명의 과반수(1백46명)인 1백47석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7·21’ 재보궐선거에서 3석을 얻는 데 그친다 해도 과반의석의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여기다 총리임명동의안처리와 의장직양보를 교환처리하는 방식에 자민련이 미련을 갖고 있는 점이 한나라당의 입장을 편하게 만들어 주고 있다.
특히 자민련내의 충청권의원들은 박전의장의 ‘DJ(김대중·金大中대통령)경사(傾斜)’에 대해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어 투표시 예상 밖의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은 형편이다.
현재 한나라당내에서는 김수한(金守漢)전의장과 7선의원인 신상우(辛相佑)부총재 오세응(吳世應)전부의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양쪽에 거부감이 적은 신부총재가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당권도전을 선언한 이한동(李漢東) 김윤환(金潤煥)부총재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일축하고 있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