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행정의 고객은 현재 살고 있는 주민이 아니라 미래의 후손이어야 한다.’
이같은 지론을 갖고 있는 최종만 광주시청 문화관광국장(42)이 일본 지방자치의 발전 과정과 현황을 고찰한 ‘일본의 자치제 개혁’(나남)을 펴냈다. 96년부터 2년동안 일본 센슈(專修)대학과 게이오(慶應)대학에 머물면서 지방자치의 현장을 살펴보고 그것을 이론적으로 정리한 연구서.
이 책은 일본 지방자치의 다양한 사례를 거울삼아 우리 지방자치의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지금 일본의 지방자치는 성공적이고 우리는 아직도 초보 수준이라는 것이 저자의 평가.
일본 지방자치의 성공 비결은 철저한 ‘주민 중심’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주민투표와 주민소환 등을 통해 직접민주주의 주민자치를 실현한 니가타(新潟)현 마키(券)지역,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중앙과 지방 공직사회의 부조리를 집요하게 파헤친 미야기(宮城)현 센다이(仙台)지역의 시민 옴부즈만, 고베(神戶) 대지진 이후 사회 변혁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 시민 자원봉사 등이 대표적 예.
완벽에 가까운 준비와 끊임없는 검증 역시 일본 지방자치의 또다른 힘이다. 대개의 경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함에 있어 연구에 3년, 준비에 3년이 걸린다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에 비하면 우리는 그저 지방자치단체장과 의원들을 직접 뽑는다는 것에 안주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저자는 그래서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