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때 수영장에서 머리를 다쳐 성장을 멈춘 채 의식없이 지내고 있는 미국의 14세 소녀가 주위의 십자가와 성모 마리아상 등에 ‘눈물’을 흘리게 하는 기적을 일으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19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이 소녀가 종종 성찬식때 쓰이는 잔에 사람의 피가 고이게 하는 기적도 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소녀를 보면 병이 낫는다는 소문이 돌아 많은 사람이 몰리는 바람에 방문인원이 하루 80명으로 제한돼 있으며 99년말까지 방문예약이 끝났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매사추세츠주의 워세스터시에 사는 오드리 샌토. 기적은 소녀의 침대 주위에 있는 조그만 성상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 포스트는 직접 확인한 결과 누군가 다른 사람이 ‘눈물’을 조작해내고 있다는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이 지역 가톨릭 교구에서도 바티칸교황청의 지시에 따라 며칠간 머물면서 조사했으나 조작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
포스트는 분석 결과 ‘눈물’의 성분은 80%가 콩 또는 옥수수기름이고 20%는 닭의 지방으로 나타났으나 왜 성상들이 기름을 흘리고 있는지 원인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성상들은 한 사제가 소녀에게 “어떤 아픈 사람이 찾아왔다”고 귓속말을 하면 기름을 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트는 소녀가 사고를 당한 8월9일이 일본 나가사키(長崎)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날이며 성인(聖人)으로 인정받은 에디스 스타인 수녀가 홀로코스트(유태인학살)기간중 사망한 날과 같아 기독교인들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한 가책때문에 이같은 기적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