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스펙트럼]박찬호-조성민, 수염기르는 까닭은?

입력 | 1998-07-22 19:16:00


한국 남자 스포츠계의 특징. 팀 성적이 바닥권을 길 때면 선수들은 ‘집단 삭발식’을 거행한다. 그렇게 ‘빛나리’가 된 선수들은 투혼을 발휘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 선수도 해외로 나가면 달라지나 보다. 25세 동갑내기 투수 박찬호(LA다저스)와 조성민(요미우리 자이언츠)이 대표적인 경우. 이들은 올해 각각 부진에 빠지자 나란히 수염을 기르고 있다.

박찬호는 5월1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4승을 거둔 뒤 한달 이상 ‘승리의 맛’을 보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입 주위의 수염만 남기는 염소수염을 했다.

박찬호의 설명. “5월16일 피아자와 질이 플로리다 말린스로 옮긴 뒤 팀내 수염기르기가 유행처럼 번졌다. 또 머독이 팀을 인수한 뒤 팀 분위기가 많이 자유로워졌다.” 이후 그가 수염을 깎은 것은 6월13일 김대중 대통령의 로스앤젤레스교포 환영리셉션에 참가할 때 단 한번. 텁수룩하게 기른 수염으로 미국 타자들이 겁을 먹은 탓인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조성민은 20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부터 수염을 기르고 마운드에 올랐다. 이전까지 3연패였기 때문.

이유는 단 하나. 부진에서 벗어나겠다는 각오를 수염을 통해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비록 이날은 ‘효험’을 못 봤지만 곧 ‘수염 약발’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