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미관계 진전을 위해 북한에 최대 20만t의 밀을 지원하고 8월중에 북한과 고위급회담을 가질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클린턴대통령이 18일 밝힌 식량지원 대상국에 인도네시아 수단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와 함께 북한도 포함됐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이 ‘다음달 중에 북―미 고위급회담을 갖자’는 요청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북―미 고위급회담이 열릴 경우 3월 베를린회담 이후 5개월만에 회담이 재개되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한미 양국은 대북 밀 지원규모와 조건 등을 놓고 협의중”이라고 전하고 미국은 북한에 7만t 이상 최대 20만t까지 지원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은 북한의 잇단 도발로 남북관계가 경색돼 있는 때에 이뤄진다는 점과 한국과의 사전협의를 거친다는 두가지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고 “이는 미국이 한국의 햇볕정책과 보조를 같이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달 초로 예정돼 있는 대북 경제제재 완화를 위한 한미 양국간 실무협의에서 북한의 숨통을 다소 트이게 할 구체적인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날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 회의에서 북한이 잇단 도발에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할 때까지 정부 차원의 대북지원과 유화책은 유보하되 현대의 금강산관광 개발처럼 민간차원에서 이뤄지는 경협은 그대로 허용키로 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이 북한에 식량을 제공할 때도 이번 침투사건에 대해 북한이 사과하도록 요구해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임채청·한기흥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