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덕수 통상교섭본부장의 ‘스크린 쿼터 폐지’발언을 계기로 한국영화 의무상영제(스크린 쿼터)를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회장 이춘연)는 24일 성명서를 내고 “외교통상의 수장인 한본부장의 발언은 미국의 압력을 무마하기 위한 외교적 차원을 넘어선 망언”이라고 규정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협회측은 “스크린 쿼터제는 GATT는 물론 UR서비스협상, OECD 가입 협의시에도 개별국가의 형편에 따라 유보가 허용된 제도”라며 “스크린 쿼터는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이 40%에 이를 때까지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크린 쿼터 감시단(공동위원장 정지영 등 3인)도 이날 스크린 쿼터 유지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서를 통상교섭본부를 비롯한 각계에 제출했으며 대책회의를 소집해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감시단은 한미투자협정에서 스크린 쿼터를 협상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다음주초에 열 계획이다.
한본부장은 21일 신낙균 문화부장관을 방문하고 외국 영화시장 개방 요구에 대응하려면 스크린쿼터 철폐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전달했었다.
미국측도 21, 22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투자협정 실무회의에서 스크린 쿼터제가 양자투자협정에 어긋난다고 지적하는 등 스크린쿼터 철폐를 위한 공세를 집요하게 펼치고 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