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계는 98 프랑스월드컵을 통해 무엇보다 대표팀 감독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차범근감독이나 선수들이 더욱 자숙하는 마음으로 2002년을 준비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차감독 부부는 어처구니 없이 ‘승부조작’이니 “한국 축구가 한국 정치판하고 똑같다”느니 망발을 해 전국민과 축구인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주었다.
차감독이 훌륭한 선수로서 한국 축구를 유럽에 알렸고 어린이축구교실을 통해 한국 축구의 저변 확대에 큰 공을 세웠다는 것은 더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차감독은 자신의 뜻이 크고 행동이 옳다고 해도 축구인과 더불어 서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같이 갔어야 했다. 대표팀 운영 방법이나 여러 축구관계자들과의 관계에서 너무 독선의 길을 걸어왔기에 이처럼 큰 파문을 일으키며 스스로 무덤을 파고 만 것이다.
또한 전 대표팀 감독의 부인으로서 프로선수들의 ‘승부조작’을 운운하고 기술위원들을 향해 ‘파리떼’라고 표현한 오은미씨의 상식도 의심스럽다. 지혜로운 내조란 남편을 둘러싼 파문을 막는 것이지 오히려 파문을 확대시키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어떻게 아무 권한도 없는 감독 부인이 공식 논평을 통해 감독을 더욱 궁지에 몰 수 있는가.
여하튼 이제는 책임을 규명할 때다. 축구협회나 프로축구연맹은 전축구인의 이름으로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해 한국 축구계에 왜 이런 소리까지 나오게 됐는지 밝혀야 한다. 한국 축구계 전체가 진상 규명에 따라 반성할 점은 반성하고 책임을 물을 것은 물어서 그에 따르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다시는 한국 축구가 한두사람 때문에 좋지 않은 파문에 휘말려서는 안되겠다.
곽성호(KBS축구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