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외환시장 개입 여부에 촉각이 곤두선 가운데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하루 85원의 진폭을 보이는 등 혼란스러운 장세가 펼쳐졌다.
정부는 외환수요를 진작하기 위해 기업들이 외화대출금을 조기에 상환하도록 적극 유도할 방침이며 이를 위해 신축적인 통화공급을 통해 실세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기로 했다.
또 금융기관이 한국은행으로부터 꿔간 외화대출금을 조기에 갚도록 벌칙금리를 올리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는 환율 변동이 심해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소문에 이끌리면서 달러화를 팔다가 다시 매입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개장초 기업체들이 보유달러화를 시장에 내다 팔면서 한때 1천1백85원까지 급락했다. 이어 외국인들이 주식투자자금을 본국으로 송금하면서 환율은 1천2백10원으로 상승한뒤 시장개입 소문이 돌면서 1천2백50원, 장막판에는 1천2백70원으로 치솟았다. 종가는 소폭 밀린 1천2백57원이었다. 전날보다 무려 48원이나 상승했다.
외환딜러들은 이날 환율 폭등의 진원지는 휴버트 나이스 국제통화기금(IMF)아태담당국장의 ‘원화 평가절상 우려’발언이라고 해석했다.
나이스국장은 이날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의 원화절상 추세는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며 “한국정부는 물가상승률을 낮추고 금리인하 노력을 병행해 원화절상(환율하락) 추세를 둔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그는 또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3백60억달러에 달한 만큼 중앙은행이 급격한 환율변동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조심스럽고 적절한’ 시장개입을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당국의 시장개입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강운·박현진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