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이주하는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외국의 고급인력이 부당하게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지가 26일 지적했다.
포스트는 이에 따라 의사 엔지니어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고급인력에게 발부하고 있는 임시취업비자(H1B)가 외국인 고급인력들 사이에서 ‘현대판 노비문서’라는 자조섞인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인 고급인력은 미 노동계로부터는 싼값에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써 노동조건을 악화시킨다는 눈총까지 받아 이중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포스트에 따르면 미국에 유입되는 고급인력은 주로 인도(44%) 중국(9%) 영국(5%) 필리핀(3%) 출신. 이들은 회사를 옮길 경우 원래 고용주에게 1만∼2만달러의 벌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회사 선택의 자유를 빼앗긴 것이나 마찬가지. 또 회사를 옮길 경우 그전에 체류한 기간은 영주권 검토기간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영주권을 빨리 받기 위해서도 회사를 바꿀 수가 없다.
포스트는 컴퓨터회사가 몰려있는 실리콘 밸리에서 밤늦게까지 야근하는 기술자들은 대부분 외국인이라면서 이들은 야근수당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인도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말을 인용, 동료 미국인들은 연봉 7만달러를 받고 있지만 그는 5만달러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의회는 외국인 고급인력 유입 상한선을 매년 6만5천명으로 제한했으나 미국 경제의 호황으로 5월11일 허용인원이 소진되자 향후 4년간 상한선을 11만5천명까지 점진적으로 늘리는 것을 허용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