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만화 축제가 아니다. 언더그라운드 작가들이 모였다. 주제는 ‘잔혹’. 정치 경제 사회적 형태로 인간에게 가해지는 온갖 잔혹을 작품에 담았다. 그런 이유로 만화적 재미보다 적나라한 고발이 앞서고 피비린내를 풍기기도 한다. 만화 애니메이션외에 설치작품도 있고 행위 예술이나 록 콘서트도 열린다. 공포 영화의 전율이나 걸러지지 않은 분노를 맛보고 싶으면 한번쯤 들러봐도 좋을듯.
참여 작가들은 신일섭 오영진 이경석 김기표 이홍기 전승일 송승렬 등. 신일섭씨는 “만화에 확산된 상업 논리를 부정하고 대중의 신뢰를 도모하고자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한다.
축제가 열리는 장소도 흥미롭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금호미술관은 정통미술작품만 전시해온 고즈넉한 곳. 여기서 이처럼 거칠고 강한 주장을 품은 행사가 열리고 있으니…. 미술관측은 “고답적인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고 싶었다”고 말한다. 전시는 8월9일까지. 02―720―5114.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