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남성복에는 포켓에 포인트를 준 슬림한 라인의 정장과 단순한 스타일의 구김많은 캐주얼이 유행할까.
‘흰 양말만 빼고는 어떤 옷이든 제멋대로 입는다’는 복합패션의 도시 영국 런던. 14∼16일 내년 봄 여름시즌 남성복을 예견하는 제1회 ‘런던 멘스 패션위크(London Men's Fashion Week)’가 열렸다.
밀라노 파리 뉴욕의 세계적인 남성복 컬렉션에 도전하겠다는 야심찬 패션위크 행사기간 중 곳곳에서는 12차례 패션쇼가 펼쳐졌다. 중심가의 카페로얄에는 22개 업체의 남성복과 액세서리가 전시됐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당장 거리로 입고 나가도 좋을 기본적인 디자인에 60년대 펑크문화에서 비롯된 실험성이 적절히 가미된 것이 특징.
▼슬림한 정장▼
재킷은 심플한 느낌의 슬림한 디자인이 주류. 더블버튼이라도 버튼 간격을 좁게 해 옆으로 퍼지는 느낌이 없이 날씬하게 빠진다. 3,4버튼이 대부분. 버튼이 위쪽으로 치우쳐 V존이 좁고 라펠도 좁아 날렵한 이미지를 준다.
▼편안한 캐주얼▼
여유있는 실루엣이 기본. 형태가 잡히지 않고 늘어지는 느낌의 옷들이 많다. 린넨 면 등 천연소재도 한몫. 끈으로 여미는 헐렁헐렁한 통바지는 편안함의 극치다. 모델들도 굽이 거의 없는 슬리퍼를 신거나 맨발로 나왔다. 바지 셔츠 재킷 넥타이 할 것 없이 온통 다리다 만듯 자연스럽게 구겨지는 소재를 사용한 것이 눈길.
▼포켓의 변신▼
재킷 양밑의 포켓을 팔(八)자로 비스듬히 달아 멋을 내는 게 특징. 오른쪽 밑의 포켓 위에 작은 포켓을 나란히 하나 더 단 점이 눈에 띄었다. 셔츠 한쪽면을 가로질러 통째로 포켓처리하거나 티셔츠 또는 바지에 작은 니트포켓을 다는 경우도 많았다.
▼차분한 모노톤▼
울긋불긋한 색상과 화려한 무늬는 커녕 잔잔한 줄무늬나 체크무늬도 찾아보기 어렵다. 명도가 다양한 회색 위주. 흰색 검은색 하늘색 남색 베이지 아이보리 등 차분한 단색조. 단 빨간색 스티치(바느질 땀)를 바지 옆선에 드러내거나 검은색 티셔츠 안에 빨간색 티셔츠를 겹쳐입는 등 빨간색을 포인트로 사용. 아예 빨간색으로 슈트 셔츠 넥타이를 통일하기도.
〈런던〓윤경은기자〉ke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