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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의 사회학]심형보/안가꾼 것은 용서못한다

입력 | 1998-07-30 19:26:00


지루한 일상 생활에서 탈출하는 방법 중의 하나는 의도적으로 고정관념을 깨어보는 것이다.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열심히 일해 입사 동기 남성보다 더 빨리 승진하기도 하는 현대 여성은 ‘내 분야 최고가 되는 것이 중요하지 외모가 무슨 상관이냐’고 타박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외모까지 받쳐주면 매력이 배가돼 주위의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 온다.

얼마전 천정이 낮아 보일 정도로 키가 큰 팔등신의 젊은 여성이 찾아 왔다. 뛰어난 미인은 아니었지만 화장기가 거의 없고 깨끗한 마스크였다. 알고보니 요즘 한창 주가가 오르고 있는 프로농구선수 C양이었다. 그는 헤어스타일이나 액세서리에 매우 공을 들여 CF모델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다. 콧등이 낮아 몇 년 전 코 성형수술을 했는데 경기 중 격렬한 몸싸움을 벌여 콧날이 휘어져 오랫동안 있다가 시즌이 끝난 뒤 교정수술을 받으러 온 것이었다. 재수술 후 마지막 체크를 받으러 온 C양을 다시 보니 코는 반듯하게 됐으나 허름한 운동복 차림에 처음과 달리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은 모습으로 와 매력이 반감됐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일들이 우리의 삶을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공부 외에는 관심이 없을 것 같던 맞선상대가 세련된 헤어스타일과 안경테를 하고 나왔을 때, 고리타분할 것으로 예상했던 계약 상대가 튀는 옷을 입고 나왔을 때 우리는 다시 한번 관심을 갖게 되고 일도 생각보다 잘 풀리는 것을 흔히 본다.

외모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정신적 사회적 특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무언의 언어’다. 외모에 늘 깨어 있어야 한다. 02―501―8758

심형보(성형외과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