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와 고추잠자리와 여치…, 해바라기와 과꽃과 코스모스…, 벽오동과 배롱나무와 큰댕강나무….
깜박이며 하늘거리며 여린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듯, 한없이 부드럽고 감미로운 계절의 이행(移行).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툭 손을 놓아버린 시간의 사슬. 천지간의 불륜(不倫)처럼, 7월의 땡볕에 피어난 코스모스가, ‘장마 끝!’의 비에 젖는 팔월 초하루.
아침 20∼24도, 낮 23∼27도. 내일은 차차 갬.
독일에서는 등을 켠 딱정벌레(로이히트케퍼), 영국에서는 불을 짊어진 파리(파이어플라이), 프랑스에서는 반짝이는 벌레(베르뤼장), 일본에서는 호타루(螢)…. 그 많던 ‘지상의 별’들은 다 어디로 갔나.‘어찌나 많은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는지 하늘의 별이 드뭇하다’고 노래한 시인(杜甫)이 있었는데….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