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은 자연적 존재인데 반해 사람은 문화적 존재다. 문화적 존재인 사람이 문화권으로 첫발을 내딛는 데 교량 역할을 하는 것이 언어다. 그러므로 언어는 문화창조의 전제이며 수단인 동시에 그 목적이 된다.
이러한 기초개념을 전제로 할 때 인간의 정치적 행동은 정치 사회와 문화를 지배하는 구조에 의해 좌우된다. 결국 정치문화의 기본요소는 구성원들의 승인에 입각한 공통적 질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치문화에는 좁은 의미에서의 구성원들의 문화와 규범뿐만 아니라 언어의 도덕성 또한 중요하다. 엄밀하게 말하면 정치문화에서는 언어의 도덕성 문제가 그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정치의 싸움터는 언어의 마당이기 때문이다.
언어의 도덕성이야말로 불확실한 21세기를 맞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이 넘치는 ‘푸른시대(Blue Age)’를 안겨줄 수 있으며 인간의 허풍 거짓말 위증등으로 얼룩진 황폐한 공해문화를 푸르고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의 신뢰성 회복은 바로 언어의 도덕성 회복에서 비롯돼야 한다. 특히 정치문화에서의 도덕성 회복은 우리 사회의 신뢰를 회복시켜 민주주의를 안정시키고 시장경제를 견실하게 하는 가교가 될 수 있다.
정치문화에서 언어의 도덕성을 회복해 국민이 정치지도자들을 신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 언어의 도덕성을 바탕으로 질서 있고 신뢰성 있는 정치문화 풍토를 조성해 푸른 나라 가꾸기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한만수(국제기독교 언어문화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