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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화제]팔레스타인 카지노 이스라엘 도박꾼 「유혹」

입력 | 1998-08-05 19:09:00


‘제대로 독립도 못한 팔레스타인에 웬 카지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유명한 도시 예리코에 카지노를 개장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예루살렘과 예리코를 잇는 고속도로 주변에 세워지는 카지노호텔은 2백여개의 방과 2백20개의 슬롯머신, 28개의 도박테이블을 갖춘 별 다섯개짜리 호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경제고문인 모하메드 라시드가 외국의 투자를 끌어들여 건설중인 호텔은 2000년 밀레니엄 행사에 맞춰 개관할 예정. 카지노는 8월중에 문을 연다.

라시드는 “카지노와 인근 골프장이 1천2백여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게 될 것”이라며 “종업원의 98%를 난민 가운데서 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노가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기는 하겠지만 문제도 있다. 하마스 등 과격단체가 도박은 이슬람법에 의해 금지된 악마의 행위라며 못마땅해 하고 있기 때문. 그래서 팔레스타인당국은 카지노에 출입하는 관광객들이 테러 대상이 될까봐 벌써부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지노의 주고객은 이스라엘인과 외국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스라엘에서 도박은 불법이기 때문에 그동안 이스라엘 도박꾼들은 터키 이집트 등 이웃 국가로 원정도박을 갔었다. 이스라엘인은 터키에서만 매년 4억달러를 도박으로 탕진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카지노측은 이스라엘인이 팔레스타인의 카지노에 출입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겠지만 도박욕구가 테러에 대한 두려움보다 강하기 때문에 손님유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카지노가 예루살렘 근처에 있다는 점도 이스라엘 도박꾼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유혹이 될 것이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