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였다, 전쟁터였다. 어제 아침 경기 고양시∼서울 출근길. 물마가 졌다가 빠진 도로는 아스팔트가 뚝뚝 뜯겨 나가 누더기 꼴이었고 여기저기 돌덩이와 나뭇가지들, 갓길엔 고장난 승용차들이 늘어서 있고…. 흡사 영화의 핵 폭발 뒤의 한 장면.
그러나 시민들은 울력으로 도로의 물을 퍼내고 있는데 공무원은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그 와중에도 구청공무원은 버스가 다니지 못하는 버스전용차로에서 승용차 진입을, 경찰은 교통법규 위반이 많은 ‘구멍’에서 차량을 각각 단속. 한 사람의 손도 아쉬울 때인데, 누구를 위한‘공복(公僕)’인가?
아침 22∼25도, 낮 28∼31도. 흐리고 한 두 차례 비. 그 비가 또 문제를 일으킨다면 공무원들, 이번엔 시민의 손발이 돼 주길, ‘오 제발’.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