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품이 맘에 드시면 확인버튼을 클릭해주세요. 제품은 이틀후에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북적대는 사람과 혼잡한 교통에 시달릴 필요없이 컴퓨터 한대만 있으면 집안에 편하게 앉아 상품 선택부터 배달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사이버쇼핑.
외국유통업체의 가세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국내 유통시장에서 아직 ‘외침(外侵)’을 받지않고 있는 이 미래형 쇼핑시장이 꾸준한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 백화점과 인터넷전문상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우리나라의 인터넷 쇼핑시장은 아직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전자제품부터 서적 주류까지 점점 영역이 확대되는 추세다.
백화점 중에서는 96년 3월 업계 최초로 인터넷백화점을 개설한 롯데백화점이 단연 선두. 개설 초기에는 한달 매출이 7천만∼8천만원에 불과했지만 올들어는 IMF체제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매달 약 2억원대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그 뒤를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쫓고 있고 마이다스와 메타랜드 같은 인터넷전문상가가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에는 농산물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고향장터’나 에어컨만 전문취급하는‘에어컨플라자’ 같이 일부제품을 집중적으로 선정, 가격을 낮추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전문사이트들도 생겨나고 있다.
대부분 무료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백화점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데 상품종류는 다양하지만 인터넷전문상가에 비하면 가격이 약간 비싼게 흠.
주부들이 대부분인 실제 쇼핑객들과는 달리 인터넷백화점의 주고객은 남성. 롯데의 경우 회원 10만명중 남성이 80%로 절대 우위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직장인으로 주부이용객은 1.9%에 불과하다. 연령층도 2,30대가 90%이상을 차지, 컴퓨터에 비교적 친숙한 계층이 인터넷쇼핑의 주활용층임을 쉽게 알 수 있다.요즘에는 해외 교포나 유학생들이 외국에서 국내상품을 구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인터넷쇼핑이 이렇듯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활용도는 아직 미미한 편. 인터넷쇼핑을 가장 먼저 시작한 미국의 경우도 실제 시장규모는 전체 소매시장의 0.2%에 불과하다. 인터넷쇼핑의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중 하나는 기반시설의 부족. 국내 네티즌수가 1백50만명에 육박하고 있지만 전화선을 통한 인터넷 이용이 시간이 많이 걸리는 등 불편한 점이 많아 활발한 사이버쇼핑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
주말 인터넷쇼핑 이용객이 평일에 비해 훨씬 적은 것도 직장인들이 전화선보다 속도가 빠른 직장내 근거리통신망(LAN)을 주로 이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