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불경기로 광고시장이 위축되자 60초짜리 ‘장편’CF가 뜨고 있다.
한국방송광고공사가 30초 이상의 장편광고에 대해 10∼20%의 할인률을 적용하면서 15초 짜리가 주종을 이루던 방송광고계에 ‘시간파괴’ 바람이 불고 있는 것.
이달부터 방영되고 있는 대우자동차 누비라의 ‘제5원소편(코래드 제작)’은 60초를 기본으로 50초와 45초짜리가 추가됐다.
호주에서 촬영한 이 CF는 60초란 시간을 충분히 살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아름답고 장엄한 장면으로 눈길을 끈다.
활활 타는 산불과 싸우는 소방관, 폭풍우와 싸우는 어부, 모래바람이 몰아치는 사막을 묵묵히 걸어가는 승려의 행렬….
극한 상황과 치열하게 싸우는 인간의 모습과 그 사이를 매끄럽게 누비고 다니는 누비라의 모습을 교차시키면서 ‘튼튼한 차’란 메시지를 전한다.
뤽 베송 감독의 영화 ‘제5원소’의 소재인 물 불 바람 흙 등이 자동차 잔고장의 원인이라는데 착안.
기아자동차 슈마의 ‘파파라치편(MBC애드컴 제작)’은 당초 15초로 내보내던 것을 지난달 중순부터 60초 30초 20초 등으로 다양하게 편집해 방영되고 있다.
제작사측은 “사실 15초로는 파파라치가 슈마를 뒤쫓는 영화적인 광고내용을 충분히 전달할 수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
그러나 광고의 길이와 광고효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부에서는 미국 광고회사인 BBDO사의 연구결과를 빌어 “60초 광고가 15초 광고보다 2배 이상의 광고효과를 볼 수 있다”고 주장하나 준비부족으로 실패한 장편광고도 많다는 것이 광고업계 관계자들의 얘기.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