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그의 얼굴에는 득의의 미소가 흐른다. 종전의 비감한 표정과는 다르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그 가족의 잘못을 추적하고 있는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52)다. 그는 5일로 임명 4주년을 맞았다.
골수 공화당원인 스타검사는 화이트워터스캔들(부동산개발 사기사건)에서부터 최근 모니카 르윈스키 섹스스캔들에 이르기까지 각종 비리사건을 수사하면서 집요하게 클린턴을 압박해왔다. 지금까지 사용한 수사비만 4천만달러.
클린턴대통령이 번번이 수사망을 빠져나가는 바람에 엄청난 돈을 들이면서도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여론때문에 궁지에 몰렸던 스타검사는 마침내 클린턴대통령의 연방 대배심 증언을 이끌어내 모처럼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이에 앞서 스타검사는 6일 르윈스키를 대배심에 끌어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스타검사는 94년 8월5일 로버트 피크스의 뒤를 이어 클린턴대통령 부부가 연루된 화이트워터 사건 조사를 담당하는 특별검사로 임명되면서 클린턴과의 기나긴 대결을 시작했다.
그는 96년 3월에는 클린턴대통령의 부인 힐러리여사가 백악관 여행담당 직원 7명을 부당하게 해임한 사건을 지칭하는 ‘트래블 게이트’를 조사했으며 같은 해 6월에는 백악관이 9백명의 공화당 정치인에 관한 연방수사국(FBI) 비밀자료를 불법적으로 입수한 ‘파일 게이트’ 사건도 맡았다.
그는 클린턴대통령과 주변의 불법 의혹에 대한 수사를 통해 지금까지 19명을 기소하고 그중 13명에 대해 유죄 판결을 얻어냈다. 그러나 정작 클린턴에게는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초 터진 르윈스키 스캔들은 스타검사에게 뜻하지 않은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 한때 수사가 지지부진해지고 혐의를 둘러싼 공방이 지루하게 벌어지면서 ‘이번 사건은 우익의 음모’라는 힐러리여사의 역공과 비난 여론에 직면하기도 했지만 그는 르윈스키 모녀를 압박해 결국 대배심 증언을 성사시켰다.
〈정성희기자〉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