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이 보이지 않는 불황이 올 가을 여심을 어둡게 채색하고 있다. 화장품 회사들이 내놓은 가을·겨울 색조화장은 침체된 사회분위기를 반영, 화사하고 발랄한 색상보다는 블랙이나 짙은 블루 다크브라운 등 어두운 색상이 주류를 이룰 예정.
가장 먼저 가을 신상품 출시에 나선 나드리화장품은 금속광택에 짙은 보라색을 띠는 ‘립사인 33·66’을 내놓았다.
코리아나 화장품은 ‘흑백영화처럼’이라는 테마로 짙은 브라운 계열의 그레타그레이와 비비안와인의 두가지 색상의 ‘엔시아 섹슈얼 립스틱’을 주력상품으로 잡았다.
비슷한 테마를 채택한 LG생활건강도 브라운과 와인을 주 색상으로 한 ‘모노시티 1·2’를 출시.
한불화장품은 ‘억압으로부터의 탈출’을 바라는 마음을 표현하고자 회색을 대표색상으로 내세운 ‘타락천사1·2’를 선보인다.
그밖에 기초화장품의 경우에는 기존 브랜드를 새롭게 손질한 ‘리뉴얼제품’이나 약간만 개선시킨 ‘어드밴스 제품’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한편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각사마다 경쟁적으로 벌이던 화려한 이벤트도 올해는 찾아보기 힘들 전망.
립스틱 아이섀도 등 색조화장품의 경우 화장품 회사들이 대대적인 캠페인으로 유행을 유도,단기간에 매출을 높여온게 과거의 판매전략. 하지만 올해는 비용이 많이 드는 이벤트를 대폭 줄이고 잡지광고 및 미용지를 통한 소규모 홍보에 만족할 예정이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