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뚫리기라도 한 듯 밤새 퍼부은 폭우가 서울 경기지역에 물난리를 몰고 왔다. 도로 철도는 물론 주택과 상가 공장까지 황토물에 잠겼고 사망자와 실종자가 속출했다. 수마(水魔)가 휩쓴 곳곳에 가재도구와 차량이 널려있어 전란의 상처를 방불케 했다.
5일 밤부터 6일 오전까지 서울과 강화 파주 의정부 남양주 등 경기지역에 최고 6백여㎜의 집중호우가 쏟아져 7일 오전1시 현재 1백23명이 사망하고 56명이 실종되는 인명피해를 냈으며 이재민만도 4만여명이 생겼다.
희생자중에는 경계근무중 발생한 산사태로 인한 매몰과 불어난 급류에 희생된 군인 12명(실종자 2명 포함)이 포함됐다.
지난달 29일부터 6일까지 일주일 동안 서울에 내린 4백36㎜의 비는 연평균 강수량의 3분의1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5,6일 내린 비는 △파주 5백2 △의정부 4백42 △동두천 3백54 △포천 3백7 △인제 2백1 △서울 1백78 △인천 1백59 △춘천 1백40㎜ 등이었다.
특히 강화에는 5일 밤부터 6일 오전 7시까지 1904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하루치 최고강수량인 6백19㎜의 비가 내려 5명이 숨졌다. 이번에 이틀 동안 강화에 내린 비는 연평균 강수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파주 의정부 동두천 포천 강화 등 수도권에서는 농경지 2만2천여㏊와 건물 1만7천여동이 침수됐고 이들 지역에서 서울로 통하는 도로와 철도가 불통됐다. 6일밤 늦게까지 경춘선과 교외선 등 2개 철도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전날에 이어 기록적인 기습폭우가 쏟아진 서울은 동부간선도로가 끊겼고 지하철 3호선, 국철, 북한산길 등 수십 곳의 철로와 도로가 통제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지하철 7호선은 6일 오후4시 운행을 재개했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