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인천 강화군에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반짝 경기를 노린 ‘틈새 마케팅’이 쏠쏠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업종은 ‘시간차 틈새’를 노린 슈퍼마켓과 식당. 수해로 가재도구 등이 떠내려가 주민들의 취사가 어렵게 되자 물이 발목까지 고인 순간에도 물건을 선반위로 옮기는 등 ‘비상조치’만 취한 채 발빠르게 문을 열었다.
수해복구가 한창인 오후 2시경 재빠르게 물을 퍼내고 문을 연 강화읍 I식당은 자리가 축축한 악조건 속에서도 평소보다 2배가 넘는 50여명의 손님이 몰렸다. 저녁 무렵이 되자 ‘능력의 한계’를 느낀 식당측에서 미처 공기밥을대지못해아우성치는 손님들을되돌려 보냈을 정도.
통닭집 즉석탕수육집 피자집 패스트푸드점 등도 배달주문이 부쩍 늘어 ‘수해 특수(特需)’를 누렸다.
‘입는 업종’도 톡톡한 재미를 봤다. 흙탕물에 흠뻑 젖은 주민들이 내의가게를 찾고 있는 것. 강화읍 모 내의상점 주인 L씨(42)는 “‘옷은 젖어도 할 수 없지만 내의까지 축축하면 몸이 불쾌하다’며 러닝셔츠와 팬티를 사가는 사람들이 적잖았다”고 말했다.
몇몇 찜질방도 신속히 영업을 재개, 피로에 지친 수해지역 주민들을 맞았고 비디오대여점과 책대여점 등도 유선방송이 마비된 이 지역 주민들의 ‘레저 틈새’를 파고들었다.
틈새마케팅은 ‘업종전환’으로도 일어났다.
대부분 건물 2층에 자리잡고 있어 호우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했던 다방들 중 일부는 김치 된장찌개백반 등 간단한 음식물을 팔아 반짝 수입을 올렸다. 몇몇 다방들은 밤늦게까지 몰려드는 손님을 상대로 술을 팔기도 했다.
〈강화〓이승재기자〉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