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를 강타한 집중호우로 경기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와 고양시 벽제동 지역의 서울시립공동묘지 1천8백여기가 유실됐다.
7일 서울시립장묘사업소에 따르면 5일밤부터 경기북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용미리(85만평)에 안장된 묘지 5만3천여기 중 1천여기, 벽제동(41만평)의 1만5천여기 중 8백여기의 봉분이 흘러내려가고 비석이 떠내려 가는 등 크게 훼손됐다.
특히 50여기는 훼손정도가 심해 묘지가 형체도 없이 사라지면서 시신조차 찾기 어렵게 돼버렸다. 장묘사업소관계자는 “1천8백여기는 확인된 것만 파악한 수치”라며 “산사태발생지역 중 미확인 지역이 많아 피해묘지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묘사업소측은 1백50여명의 직원을 동원, 복구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사무소에서 묘지로 통하는 3곳의 다리가 모두 끊기고 도로가 유실돼 복구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통신망도 완전히 두절됐고 묘적을 입력한 컴퓨터전산망도 끊겨 시신확인작업을 더욱 더디게 하고 있다.
관이 준비되지 않아 물에 휩쓸린 시신 20여구는 비닐에 싸인 채 임시천막 3, 4곳에 보관돼 있다. 묘지유실 소식을 듣고와 매제의 시신을 확인한 손영익(孫暎翼·51·강서구 화곡5동)씨는 “시체가 많이 손상돼 화장을 해야할 것 같다”며 울먹였다.
〈하태원·박윤철기자〉scoo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