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집중호우로 경제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물가는 더 뛰어오르고 생산차질과 소득감소로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5%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등 민간경제연구소와 정부는 이번 집중호우로 가뜩이나 허약한 상태의 각종 경제지표가 더욱 흔들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산피해 최소한 1조원〓수해를 입은 4만여가구의 가구당 피해액을 5백만∼1천만원으로 계산했을 때 이재민 가구의 총 피해액은 2천억∼4천억원대.
또 침수된 5만여㏊의 농지는 우리나라 전체 농지 2백만㏊의 2.5%. 농지로부터 거둬들이는 농가소득 35조원에 농지의 생산주기 3∼4개월을 감안하면 최소한 3천억원정도의 농가소득 감소가 예상된다.
제조업체의 직접적인 생산시설 피해는 10일 현재 1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밖에 침수지역의 상가피해와 서비스업체의 시설피해도 1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LG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직접적인 생산시설 피해와 소득감소 외에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피해액을 합하면 전체 피해액은 간단히 1조∼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국내총생산(GDP) 4백조원 중 0.25∼0.5%를 잃어버린 셈이다.
▼물가상승률 두자릿수 가능성〓올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한자릿수로 묶어두려는 정부목표는 큰 어려움을 맞게 됐다.
재정경제부는 이번 폭우로 농산물 전체의 평균 가격이 60% 상승해 전체소비자 물가에 적어도 1.447%포인트 이상의 인상요인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더구나 중국 양쯔강의 대홍수등 하반기에 세계적인 식량난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어 곡물수입의존도가 90% 이상인 우리나라의 물가는 국제 곡물시세에 크게 좌우될 전망.
▼하반기 거시경제 운용계획 수정〓마이너스 4%로 전망해온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하향수정이 불가피하다. 한창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경기진작책을 쓸 수 없기 때문. 수해 지진 등 천재지변이 발생해도 보통은 복구를 위한 투자가 이루어져 전체 성장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성장률이 1% 떨어지면 실업자도 평균 10만∼15만명 늘어나기 때문에 실업대책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LG경제연구원 전진(田珍)선임연구원은 “내수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생산차질과 신규수요 감소가 하반기 경제상황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병희·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