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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기택대행-비당권파, 사사건건 『으르렁』

입력 | 1998-08-12 19:18:00


‘8·31’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시한부’총재직을 맡은 이기택(李基澤)총재권한대행과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의 비당권파 연합군간의 파열음이 점차 커지고 있다.

양측간의 갈등은 11일 이대행이 이한동(李漢東)전부총재계의 정창화(鄭昌和)의원을 총재경선 관리 책임자인 사무총장으로 임명하면서 불거졌다.

비당권파측은 “총무경선에서 떨어진 사람을 사무총장으로 앉힌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은근히 특정경선후보의 편을 들고 있다”며 이대행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그렇지 않아도 집단지도체제의 도입여부를 둘러싸고 양측간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는 판에 얼음물을 끼얹은 셈이 된 것.

비당권파측은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도체제의 강화가 절실한 판에 무슨 집단지도체제냐”며 단일지도체제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이대행은 “당이 깨지지 않기 위해서는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비당권파측은 이대행이 ‘집단지도체제’를 매개로 이한동 김덕룡(金德龍)전부총재 서청원(徐淸源)전사무총장 등 후보군의 규합을 추진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자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회원구성문제를 놓고도 신경전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대행은 비당권파인 박희태(朴熺太)원내총무가 ‘특위체제로 국회를 운영하자’고 나선데 대해 “특위운영은 변칙”이라며 못마땅해하는 눈치다.

비당권파측은 이대행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지만 이대행은 “나는 과거 야당시절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뭐라 해도 꿈쩍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을 기미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