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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공간]「사진이 있는 마당」

입력 | 1998-08-12 19:18:00


회색빛 건물숲 속에서 포근한 전통 한옥에 앉아 어머니의 손맛이 스며있는 제첩수제비국을 맛 볼 수 있는 곳. 그리고 사랑채에서 사진작가가 빛으로 빚어낸 사진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서울 종로구 관훈동의 ‘사진이 있는 마당’. 서울 서초동에서 재첩국 전문 한식당을 30여년간 운영해 온 주경지씨(58·여)가 지난해 8월 문을 열었다.

매일 새벽 경남 하동에서 주씨의 조카와 동생이 섬진강에서 주워 택배로 보내오는 재첩이 수제비국 맛의 비결. 재첩을 삶아 우려낸 국물과 멸치국물, 한 손 한 손 빚어 넣은 수제비가 어우러져 맛을 낸다. 골목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어 몇몇 단골손님 외에는 이 곳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낮에는 우리나라의 전통음악이나 서양 클래식을, 밤에는 가요나 팝송을 주로 틀어준다. 속삭이는 듯한 볼륨으로.

전시되는 작품은 대중 없다. 일반 동호인뿐 아니라 동아일보 사진부 김녕만차장, 일본 영상학회 구르에 가츠히코(黑王克彦)회장 등 내로라하는 사진작가의 작품이 전시실을 거쳐갔다. 현재는 주씨가 소장하고 있는 사진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21일부터는 한양여전 사진동아리 작품전이 열리고 이어 작가 서인숙씨의 개인전과 젊은 신세대 작가들의 개인전이 연말까지 이어진다.

일본 관광청이 발행하는 안내책자에도 소개된 이 식당에는 요즘 일본인 관광객의 발길도 심심치 않다. 재첩수제비국 4천5백원, 오미자차 4천원. 02―722―5657

〈나성엽기자〉news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