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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한국공략 「주춤」…E마트 「무기한 경쟁」 선언

입력 | 1998-08-12 19:48:00


국내 최대의 할인점 업체인 E마트가 세계적인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할인공세에 맞서 무한 경쟁을 선언했다.

E마트는 12일 “앞으로 모든 상품을 월마트보다 무조건 싸게 팔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E마트측은 “월마트가 가격을 10% 내리면 우리는 15∼20%씩 내려 최저가 판매방침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E마트는 이에따라 이날부터 40여가지의 전략품목에 대한 가격인하에 들어갔다.

지난달 10일 한국마크로를 인수한 월마트가 12일부터 25일까지 TV 필름 계란 등 12개 품목에 대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할인판매를 실시하는 것에 대한 맞대응으로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월마트의 할인판매는 기존 한국마크로 회원만을 대상으로 하며 회원들에게 우송되는 ‘마크로메일’이라는 소식지에 들어있는 할인쿠폰을 오려와야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신규회원으로 가입하기 위해서는 가입비 1만5천원을 내야 한다.

월마트는 이번 할인판매기간중 그동안 한국마크로가 해왔던 것처럼 29인치 보급형 대우컬러TV를 39만8천원에 판매하고 1.5ℓ들이 펩시콜라 1병을 7백45원에 판매한다.

이에 맞서 E마트는 마크로점포와 같은 상권인 일산 분당 청주 창동 인천점 등 5개 점포에서 40여개 품목에 대해 12일부터 무기한 최저가판매를 실시한다.

E마트는 29인치 대우컬러TV를 월마트보다 3천원 싼 39만5천원에 판매하고 펩시콜라도 7백30원에 파는 등 맞불작전을 펴기로 했다. E마트는 비회원제로 누구나 인하된 가격에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월마트와 E마트간의 할인경쟁이 본격화하면서 롯데의 마그넷, 뉴코아의 킴스클럽 등 다른 할인점들도 가격인하를 서두르고 있다. E마트의 가격인하 공세는 구매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국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는 월마트가 국내업체의 만만치 않은 저항을 받게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월마트도 예기치 않은 복병으로 고전하고 있다. 농심 제일제당 동원산업 오뚜기 등 식료품 제조업체들은 12일 월마트가 다른 업체보다 20∼30%까지 싸게 상품을 공급해달라는 요구를 거부했다. 월마트가 경쟁업체에 비해 특별히 지불조건이 좋지도 않고 구매력도 크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가격을 인하해 달라는 것은 이유없다는 설명이다.

또 채소 등 신선식품의 경우도 산지 등을 중심으로 대량 매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은 여의치 않은 실정.

이에대해 한국월마트 관계자는 “월마트는 한국소비자와 시장에 대해 배운다는 입장에서 영업에 임하고 있다”고 밝히고 “몇달간의 시험영업을 거친 후 한국시장에 맞는 영업형태를 택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