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난 거평그룹 계열 한남투자신탁증권이 14일부터 2개월 동안 영업정지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13일 한남투신이 영업중지를 자진 신청해옴에 따라 14일부터 2개월 동안 영업정지 명령을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남투신이 영업정지되면 고객들은 자산 및 부채실사가 끝나는 10월13일 이후에 자신이 맡긴 신탁재산을 되찾을 수 있다.
한남투신은 거평그룹 부도 이후 고객들의 환매사태로 13일 현재 유동성이 1천4백68억원밖에 남지 않아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영업중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금감위는 이날 한남투신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했으며 투신업계로부터 자발적인 지원을 받아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지 못하면 청산시킬 방침이다.
고객이 투신사에 맡긴 돈은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어서 한남투신이 청산될 경우 고객의 피해가 우려된다.
▼한남투신 실태〓모기업인 거평그룹이 5월12일 부도난 후 고객들의 환매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수탁고가 3개월 동안 4조3천억원에서 2조5천억원으로 1조8천억원 줄어 하루 평균 환매액은 2백억원.
고객의 신탁재산 중 1조원을 연계콜로 차입했으나 장부에는 5천5백억원 정도 남아 있다.
현재 2천3백8억원 자본잠식 상태이며 작년 1천9백36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처리 방안〓청산 또는 투신업계의 자발적인 자금지원으로 압축됐다. 제삼자 인수는 후보기업들이 모두 난색을 표명해 물건너간 상태.
투신업계는 한남투신의 생존 가능성이 명확하지 않아 자금 지원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한남투신이 1주일짜리 투신안정기금을 빌리려면 담보를 제공하고 연 10.5%의 이자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다.
금감위는 한남투신이 유동성 부족에 빠지면 즉시 영업정지시킨 뒤 청산할 방침이다.
▼청산 후유증〓한남투신이 청산되면 고객은 가입한 펀드의 운용수익률대로 되돌려받게 된다.
투신 관계자는 “펀드별로 수익률이 20∼-50%로 다양하다”며 “투신상품을 예금처럼 생각했던 대부분의 고객 중 원금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철기자〉sckim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