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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샐러리맨』선언 직장인들, 만화대여점 창업 러시

입력 | 1998-08-17 18:59:00


“에잇, 다 때려치우고 만화가게나 차려볼까.”

어린이들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만화’ 만큼 연령불문 누구나 즐기는 것도 그리 흔치 않다. 고용불안 명퇴 바람이 거센 요즘에 아예 탈샐러리맨을 선언하고 만화가게를 차리는 직장인들이 부쩍 늘었다.

만화가게야말로 ‘떼돈은 못벌지만 기술이 필요없고 재미도 있으면서 비교적 안정된 수입을 거둘 수 있다’는 게 창업자들의 한곁같은 얘기.

하지만 예전에 흔히 보던 쾌쾌한 골방의 만화가게쯤을 상상하고 있다면 창업은 아예 꿈도 꾸지 않는게 낫다.

지난 해부터 도서대여점 형태로 운영하며 캐릭터상품과 음반CD를 판매하는 신세대 취향의 ‘복합 만화대여점’이 잇따라 등장, 전성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권분석부터 인테리어 홍보 단골만들기까지 만화대여점 창업의 모든 노하우를 제공하는 체인점 본사들이 생겨나 체인점 확장에 불꽃 경쟁을 벌이고 있다. 만화대여점들은 보증금을 빼고 점포의 규모에 따라 2천만원 안팎의 창업자금에 월 평균 1백50만∼3백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만화방 체인점 본사로는 쥬라기만화(대표 김태광), ‘걸리버만화’로 잘 알려진 유현컨설팅(대표 유관오), ‘드래곤’의 세하기획(대표 오용섭) 등이 유명하다. 여기에 인기세를 반영하듯 최근 한두달 사이에 달마시안 캔디캔디 등 만화대여점 체인점들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대구에서 첫 만화대여점을 차린 쥬라기만화(02―207―4184). 이 업체는 도서대여점에서 가장 많이 대여되는 서적이 만화라는 점을 노려 만화대여점 체인점을 창안해냈다. ‘불황일수록 만화를 많이 본다’는 말처럼 IMF사태가 일어나며 만화대여점을 히트를 치면서 최근 전국 체인점수가 2백군데를 넘었다.

올해 초 두번째로 등장한 걸리버만화(02―216―0600). 지금까지 60여곳에 만화대여점을 차렸을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경희대 축구선수 출신인 이 회사 유관오사장은 “만화 대여와 함께 신세대들이 좋아하는 브로마이드와 음반 등 캐릭터상품까지 엄선해 판매해 시너지 효과가 크다”며 “만화대여점 창업자라면 고객관리 차원에서 신세대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후발주자인 드래곤 만화는 대외 홍보에 주력해 체인점의 초기 창업비용이 다른 곳에 비해 5백만원 가량 더 많이 든다(02―475―0155).

만화대여점 창업시 주의할 점은 혼자 혹은 가족끼리 하는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아르바이트와 직원을 둘 경우 인건비가 커 수익성이 없기 때문이다.

〈김종래기자〉jongra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