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충북 보은에 폭우가 내릴 당시 전직 공군기상예보요원이 피해를 줄이기 위해 맹활약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화제의 주인공은 공군 기상부대에서 10년간 근무하다 88년 중사로 제대한 뒤 현재 보은읍에서 학원을 경영하고 있는 김태훈(金台勳·39)씨.
김씨가 장대비를 보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선 것은 11일 오후 11시반경.
1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80년 보은 수해 당시 청주 공군부대에서 기상예보를 한 적이 있는 그는 이 비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그는 손전등을 들고 읍내를 관통하는 보청천으로 달려갔다. 하상주차장은 이미 잠긴 상태였다.
그는 곧바로 공군기상대에 전화를 걸어 “폭발성 강우(ECHO). 구름대 보은 상공에….”라는 기상상황을 들었다.
그는 우선 보은군 재해본부로 가 위급함을 전했다.
공무원들은 갑자기 비에 흠뻑 젖은 사람이 나타나 소리를 질러대자 의아해 하다가 기상상황 소식을 전해듣고 ‘위기’를 인식했다.
김씨는 또 다음날인 12일 오전 4시경에는 물에 휩쓸릴 위험을 무릅쓰고 보청천 범람위기를 확인, 김종철(金鍾轍)보은군수에게 대피명령을 내릴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보은군은 주민대피 지시를 내리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해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것.
보은군 이호천(李鎬天)방재계장은 “호우시간과 피해우려지점을 적시한 김씨의 현장상황 보고가 기상특보 보다 더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보은군은 이와 관련, 김씨에게 표창장을 줄 계획이다.
김씨는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 때문에 공무원들에게 이같은 사실을 알렸을뿐”이라고 말했다.
〈보은〓지명훈기자〉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