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의 가드 이미선(19·1m73·삼성생명). 광주 수피아여고출신의 실업2년차. 드리블이 빠르고 주근깨가 많아 ‘깨보’라고 불리는 것외엔 별다른 특징이 없었던 선수.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삼성생명의 보물단지, 내일의 스타, 제2의 김지윤…. 18일 막내린 98한국여자농구 여름리그의 신데렐라가 바로 그다.
그의 주전 발탁은 사뭇 극적이다. 스타들이 수두룩한 삼성생명에서 당초 그는 벤치워머. 주전 포인트가드인 정서영(21·1m75)의 갑작스런 발목부상이 그에겐 행운이었다.
정태균 감독은 이미선을 정서영의 대타로 내세웠다. 그리고 이 승부수는 멋지게 들어맞았다.
이미선은 정규리그 8경기와 결승전 3경기를 모두 뛰었다. 정규리그에선 3점슛 성공률 5위(33.3%), 리바운드 13위(평균 5.86개)득점 18위(평균10점). 정작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흠잡을데 없는 경기리드였다.
새카만 선배 정은순 유영주에게 완벽한 슈팅챈스를 만들어주고 이들이 막히면 주저없이 드라이브인과 중거리슛. 단신에도 불구, 정규리그에서 팀내 최다인 24개의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낸 것은 그의 ‘감각’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정규리그에서 활약은 전초전에 지나지 않았다. 3선2선승제의 결승전에서 1차전을 놓친 삼성생명의 역전우승은 바로 이미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차전 승리의 분수령이었던 1쿼터에서만 11점을 쏟아부으며 양팀 최다인 28득점을 했고 리바운드도 8개. 3차전에서도 지친 정은순 유영주 대신 고비마다 결정적인 중거리슛을 터뜨린 주인공이 바로 그였다.“팀의 막내로 그저 열심히 뛰었다”는 이미선은 이번 대회에서 우수후보선수상을 받았다. 다음 대회의 목표는 당돌하다고 할 지 모르지만 베스트5가 되는 것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