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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총재경선]『지지도 따라 하사금 차등지급』

입력 | 1998-08-19 19:30:00


31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당권경쟁이 ‘순수한 열기’의 단계를 넘어 ‘과열 혼탁’ 국면으로 접어든 듯하다.

실제로 최근 한나라당내에서는 총재경선과 관련한 금품살포 향응제공 흑색선전물 살포 등 ‘원천적 부정행위’는 물론 편법적인 불공정경선 행위를 둘러싼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 논란거리는 특정후보의 금품살포 의혹. 모후보측이 지구당위원장들을 지지도에 따라 등급별로 나눈 뒤 3백만∼5백만원씩 차등지급하고 있다는 주장이 그 내용. 이로 인해 검찰이 자금원을 추적중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이같은 ‘금권선거’시비는 여권의 정치공세를 초래하기도 했다. 국민회의측은 19일 “특정후보가 대의원 등을 상대로 금품을 살포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며 한나라당을 공개비난했다.

고질적인 향응제공도 문제가 되고 있다. 당 선관위 관계자는 “모출마예정자가 19일 대의원 40명 정도를 대상으로 식사를 제공한다는 보고가 한 도지부에서 올라와 시정조치했다”며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특정후보를 비난하는 흑색선전물도 등장했다. 최근 의원회관 주변에 살포된 유인물은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의 두 아들 병역문제와 정치스타일 등에 대한 비난을 담은 것이었다.

‘모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당사무처내 누구누구가 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살생부(殺生簿)’마저 당사무처 직원들 사이에 구전으로 전해지는 등 음해성 루머도 도를 넘고 있다. ‘모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하고 다른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근거없는 루머도 또다른 예.

‘대의원 갈아치우기’ 등 불공정 경선행위를 둘러싼 시비도 뜨거워지고 있다. 당조직국에 따르면 최근 8천여명의 대의원중 6백∼7백명이 결원 등의 이유로 바뀌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중 상당수는 모후보진영 위원장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반대하는 대의원들을 갈아치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명예총재측이 최근 전국구의원에게 대의원 3명의 추천권을 주고 중앙당추천 대의원중 일부 탈당자를 충원하려 한 것과 관련해 무리한 세확대 기도라는 비난도 적지 않다.

이명예총재의 잇단 수재현장 방문을 두고도 “사전선거운동이다” “아니다”는 논란이 벌어졌다. 또 최근에는 모후보측이 대의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흘리고 있어 상대후보진영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 선관위는 이같은 잇단 시비들과 관련해 강력한 대응의지를 천명하고 있지만 효과적인 단속이 가능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