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로 예정된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국제공개경쟁입찰 서류제출 마감을 앞두고 현대 대우 삼성자동차 등 국내업체와 미국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등 해외업체들이 잇따라 접촉을 갖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올해초부터 컨소시엄 구성을 협의해온 포드와 삼성간의 회동이 잦아져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자동차 이대원(李大遠)부회장과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지승림(池升林)부사장은 지난주 미국 포드자동차 본사를 방문했으며 이후 포드측도 삼성자동차를 방문하는 등 양측 협상이 막판 국면에 들어섰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양측은 부채분담비율과 컨소시엄 지분비율에 대해 아직 합의점을 도출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데다 의견차이가 좁혀지고 있어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포드는 기아자동차의 경영상태와 기술수준 등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고 해외판매망도 구축한 만큼 기아인수에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이 사실.
그러나 신규투자에 지극히 조심스러운 포드가 12조원이 넘는 기아의 부채를 단독으로 떠안지는 않을 것이라고 국내업체들은 분석한다.
삼성은 단기간 내에 대규모 생산체제를 갖추지 못할 경우 생존 자체가 힘든 만큼 기아인수에 배수진을 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은 포드와의 협상중단을 선포한 뒤에도 이면에서 지속적으로 접촉을 계속해왔다.
대우―GM간의 접촉도 심상치 않다. 양사는 이달초 미국과 국내에서 고위관계자들이 회동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당초 예상됐던 현대―대우의 공동입찰 참가는 입찰마감일을 이틀 앞둔 현시점까지 별다른 접촉이 없어 사실상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
대우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두 업체 중 한 업체가 낙찰자로 선정되면 낙찰 이후에도 공동경영이나 분할경영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말해 현대와의 공동보조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단독인수를 선언한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포드측과 비밀접촉을 가졌으나 별다른 실효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