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운영체제 ‘윈도98’ 한글판이 팡파르를 울리면서 출시된지 오늘로 10일째. 그러나 윈도98은 3년전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윈도95와 사뭇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내년 6월까지 윈도98이 10만개 정도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판매량 1백만개를 넘어선 미국이나, 예약 주문만 40만개 이상 받았던 일본에 견주면 턱없이 낮은 규모다.
▼PC업계〓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LG―IBM 등 주요 PC업체들은 윈도98 출시에 맞춰 이를 장착한 새 모델을 내놓았지만 윈도98에 맞춰 설계한 신제품은 아직까지 선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기존 제품의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업체마다 실시중인 할인판매 행사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다.
윈도98 새 모델은 아직까지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미 나온 제품들이 윈도98을 이용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도록 설계됐기 때문이라는 분석.
▼소비자 반응〓윈도98에 대한 보도가 ‘결함’부문에 집중되면서 “제품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윈도98엔 윈도95보다 향상된 기능이 많이 있지만 소비자들은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설치하다가 잘못되어 하드디스크를 몽땅 날려 낭패를 본 사용자도 더러 있다. 윈도95 사용자가 시중에서 판매하는 윈도98를 설치하려면 보유 PC기종에 따라 제대로 설치되도록 PC업체에서 제공한 패치프로그램이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국내 PC메이커에서 이를 배포하지 않았기 때문.
▼주변기기업체〓다양한 주변기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윈도98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에 따라 윈도98이 지원하는 새로운 유니버설 시리얼 버스(USB)규격에 맞춘 주변기기들이 대거 등장할 전망이다. USB는 데이터 전송속도가 초당 8MB 정도로 빠르고 주변기기를 1백대까지 연결할 수 있다.
주변기기업체들은 키보드 스피커 마우스 등의 분야에서 재빨리 USB버전을 출시했다. ‘ZIP드라이브’ ‘LS―120’ 등 대용량 저장장치도 윈도98에서 별도의 설치과정 없이 바로 이용할 수 있어 주변기기 업체들은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잔뜩 기대하고 있다.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