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충북도지부 사무국장 강성호(姜聖豪·36)씨는 요즘 어깨가 축 늘어져 있다.
전교조가 최근 교육부에 복직 신청한 전국 해직교사 24명 중 유일하게 복직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
강씨는 제천 제원고 일어교사로 재직하던 89년 5월 수업시간에 북한 사진을 보여주며 “6·25는 미군이 북침해 일어났다” “북한은 살기 좋은 곳”이라고 가르친 혐의로 교장에 의해 고발돼 구속됐다.
그러나 강씨는 “이 혐의는 당시 교장과 공안당국에 의해서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강씨는 당시 출석부와 ‘선생님이 북침설을 말한 적이 없다’고 밝힌 제자 4백여명의 탄원서를 지금도 고이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강씨가 93년 사면 복권됐지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해직됐기 때문에 복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강씨는 전교조 해직교사 전원복직 방침이 알려진 뒤 “이제 아빠와 함께 학교에 갈 수 있다”며 좋아하고 있는 딸(7)에게 뭐라고 말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