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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회의 「한국문화의 세계화와 세계문화의 한국화」

입력 | 1998-08-26 19:29:00


바야흐로 세계는 ‘무국경 시대’. 이제 문화외교는 평화로운 교류를 넘어 살벌한 전장(戰場)을 방불케 하는 경쟁과 각축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한국 문화의 세계화는 가능한가. 또 홍수처럼 밀려드는 세계문화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26일 서울 중구 태평로1가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문화학술회의 ‘한국 문화의 세계화와 세계문화의 한국화’에 참석한 각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제를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주최, 동아일보사와 문화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 후원.

▼최정운교수(서울대 외교학과)〓근대 민족국가 이후 문화는 피지배민족에대한지배의정당화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고 ‘야만 국가’는 국제사회의 공적(公敵)으로 취급받기도 했다. 오늘날의 국력은 순수한 전쟁능력과 문화 게임의 요소가 혼합돼 있다.

▼김철수 연구기획부장(한국문화정책개발원)〓독일은 2차 대전후 피나는 문화외교를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다시 인정받을 수 있었다.문화외교는 국제사회에서 정치,경제적 활동에 앞서 민족의 ‘존재’를 알리는 전장이다.

▼장인성교수(서울대 외교학과)〓일본문화 개방은 단순히 일본을 위한 개방이 아니라 한국인들에게 ‘자기 해방’의 계기가 되야한다.대중문화는 정치적 규제에서 벗어나 대중이 스스로 ‘좋아함’과 ‘편리함’에 따라 선호할 수 있을때 진정한 자기조절 능력이 생겨난다.

▼전석호교수(중앙대 신문방송학과)〓정보화 시대의 ‘무국경 문화’는 합리적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기도 하고 상업주의적 쾌락문화를 범람시키기도 한다.양질의 문화를 흡수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동후 연구위원(서울방송 편성부)〓미국의 대중매체에서 한국인은 중국인이나 일본인에 비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한국이 뚜렷한 인상이나 문화상품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태영교수(연세대 신문방송학과)〓문화유입을 걱정하기 보다 우리 문화상품의 공격적인 대외진출이라는 적극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