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했어?”딸 재현(11개월)이 8개월 때 주부 양수영씨(30·서울 성동구 옥수동)는 집에서 남편(곽기황·34·금강기획 대리) 전화를 받는 게 일과였다. ‘아빠’ 소리가 얼마나 듣고 싶었던지 남편은 출근 전 재현이를 흔들어 깨우고는 “아빠 해 봐”라고 보챘고(?) 낮에도 수시로 딸에게 ‘아빠’해보라고 수화기에 대고 속삭였다.
“기황씨, 일은 안해? 지금 IMF시대예요.” “IMF가 문제니? 7개월만에 ‘엄마’ 한 애가 아빠는 왜 몰라주는 거야?”
어느날 저녁 ‘엄맘마’와 놀던 딸이 남편에게 까르르 웃으며 마침내 ‘빠빠’라고 했는데…. 기뻐 뛸 줄 알았던 남편은 “아무렴, 내가 네 아빠지”라며 그저 고개만 끄덕끄덕. 양씨는 “아빠 소리를 들은 남편이 기쁨보다는 어깨가 무거워지는듯 하더라”고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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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엽기자〉news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