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핀란드 헬싱키를 방문한 헬 망네 본데비크 노르웨이총리는 아기 기저귀를 한아름 들고 총리 관저를 찾았다. 갓 태어난 딸을 돌보기 위해 출산휴가를 낸 파보 리포넨총리를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리포넨총리(57)와 26세 연하의 부인 파이비 헤르츠베르그(31). 사회민주당 집회에서 만나 올해 1월 결혼한 두 사람의 로맨스는 결혼 전부터 핀란드 언론의 단골 뉴스거리였다.첫부인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딸같은 신참 당원과 열애에 빠졌던 리포넨총리는 21일 ‘사랑의 결실’이 태어나자 즉각 출산휴가를 신청했다.
핀란드는 20여년 전 남성을 위한 출산휴가제도를 도입했으나 남성 각료 가운데 출산휴가를 쓴 경우는 리포넨총리가 처음. 그가 쓸 수 있는 휴가일수는 공휴일을 제외하고 6∼12일. 남성이 30일에서 최장 8년까지 월급의 80%를 받으면서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이웃 스웨덴과 비교하면 핀란드의 남성 출산휴가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셈.
리포넨총리가 집에서 아기를 돌보는 동안 총리직은 보수당 출신의 사울리 니니스토 경제장관이 대행한다. 언론들은 총리의 득녀를 계기로 좌우정당이 멋진 협력관계를 이뤄냈다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핀란드 복지부도 마침 아버지 역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캠페인을 준비중이어서 리포넨총리가 캠페인 홍보를 위한 최고의 모델이 됐다며 반겼다.총리 부인 파이비는 내년 3월 총선 때 헬싱키 지역구에서 출마할 예정.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