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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금융위기]국내금융-수출-증시 『먹구름』

입력 | 1998-08-28 19:36:00


러시아 금융위기의 연쇄 여파로 달러화가 국내 시장에서 급속히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수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걱정되고 있다.

자칫하면 외환위기가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대두되고 있다.

28일 러시아 위기가 전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되자 서울 외환시장과 주식시장에서도 불안감이 증폭됐다.

▼한국물 가격 폭락〓한국의 대외신인도를 반영하는 외평채 가산금리가 10%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7일 현재 10년만기 외평채는 미재무부채권(TB)기준으로 가산금리가 전날보다 1.37%포인트나 폭등, 발행후 최고치인 9.50%를 기록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포항제철 발행 주식예탁증서(DR)도 26일의 12.25달러에서 6.12%포인트 떨어진 11.50달러에 거래됐다.

▼국내 시장〓28일 국내 주가도 전날보다 4.60포인트 떨어진 309.32로 마감됐다.

대유리젠트증권 김경신(金鏡信)이사는 “지금은 국제경제의 악재가 서서히 국내 금융시장을 압박해오는 국면으로 돌발적인 악재가 튀어나오면 주가는 더욱 곤두박질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외국인 투자자금의 급속한 철수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의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천3백42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종가는 전날보다 16원 오른 1천3백36원.

▼외화 추가차입 어려움〓러시아에서 당한 독일을 비롯한 유럽계 은행들이 아시아 및 중남미에 대한 채권회수에 나서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경직돼 추가 외화조달이 어렵게 됐다.

독일에서 10억마르크(약 5억6천만달러)어치의 채권을 발행하려던 성업공사와 미국에서 8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하려던 산업은행의 계획이 무기 연기됐다.

▼수출 위축〓러시아가 사실상 지급불능(디폴트)상태에 빠지면서 우크라이나 카자흐 등 우리 기업들이 총 10억달러 이상 투자한 CIS 국가들이 우리 수출업체들에 수입대금을 1년∼1년반 후에 결제하겠다고 통보, 국내기업의 자금난을 악화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칠레 등이 흔들리면서 국내기업의 주요 시장인 중남미국가들의 수입계약 포기가 속출하고 있다.

▼대책〓재정경제부는 빠른 시간내에 가용외환보유고를 확충하기로 하고 채권발행 대신 미국 일본 등 우방국으로부터의 장기저리 차관 도입에 주력할 계획이다.

일본수출입은행에 대해 30억달러의 추가 자금 지원과 선진 13개국의 제2선 지원금 80억달러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반병희·이강운·천광암기자〉bbhe4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