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독일 집권 연정이 느닷없는 후계자 논쟁으로 내분에 빠졌다.
최근 연정 일부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 헬무트 콜 총리의 후계자를 조기에 가시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콜의 ‘공식 후계자’인 볼프강 쇼이블레 기민당 기사당연합(CDU/CSU)원내총무가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쇼이블레총무는 27일 시사주간 ‘디 보헤’지와의 인터뷰에서 콜 총리가 내달 27일 총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임기 4년을 다 채우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차기 총리 임기중 후반부를 자신이 맡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러나 콜 총리의 측근들과 기사당(CSU)은 쇼이블레측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분노와 우려를 표시하면서 “지금은 전투중이며 임기중에 말을 갈아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쇼이블레총무의 이같은 ‘반란’ 의도는 알려지지 않고있다. 콜총리는 ‘수상독재자’로 불릴만큼 자신에 대한 도전자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 쇼이블레총무는 콜총리의 정치적 수제자로 단 한번도 정치적 대부인 콜총리에게 대든 적이 없다. 그래서 더욱 독일국민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부동층 유권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콜과 쇼이블레측의 고도로 계산된 정치쇼라고 보고 있으나 쇼이블레가 드디어 인기없는 콜 총리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베를린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