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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秘話 문민정부 73]美작가 공개 YS 英방문 뒷얘기

입력 | 1998-08-31 19:24:00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순방외교는 준비면에서도 허례허식이 많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공식 비공식 수행원과 경호팀이 대규모인 탓에 호텔예약 등 곳곳에서 잡음이 일어 청와대와 외무부의 의전팀이 준비에 애를 먹은 경우가 많았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제프리 로빈슨은 저서 ‘THE HOTEL’에서 95년 3월 김대통령의 영국 방문 당시 있었던 뒷얘기를 상세히 공개했다.

먼저 객실문제. 주영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당초 스위트룸 12개를 포함해 49개를 예약했다가 나중에 51개를 추가했다. 영국 정부측에서는 김대통령 일행을 위해 방 16개를 배정했으나 83개를 추가한 셈이다.

사전준비팀은 김대통령이 머무른 클라리지호텔측에 대통령의 식사는 한국측 담당자가 보는 앞에서 요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통령이 묵는 스위트룸의 온도도 문제가 됐다. 준비팀은 방의 온도를 항상 섭씨 25도로 해달라고 요구했다. 호텔측이 그 요구를 수용했지만 온도를 재봐야 한다고 준비팀이 고집하는 바람에 호텔실무자는 체온계를 급히 구해와야 했다.

사전준비팀은 또 김대통령이 사용하는 것과는 별도로 손명순(孫命順)여사의 전용화장대와 24시간 대기할 수 있는 특급 세탁서비스, 30여대분의 전용주차장 등 끊임없이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호텔측은 김대통령 일행의 짐을 옮기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짐이 김대통령 내외의 것 45개를 포함해 모두 4백개가 넘었기 때문이다.

당시 영국방문을 지원했던 정부 관계자는 “제프리 로빈슨이 책에서 공개한 내용은 대개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대통령의 안전을 위해서는 사전준비를 철저히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