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고액과외 사기행각을 벌여온 김영은(金榮殷·57)씨를 상대로 93년 한 학부모가 소송을 내 3천9백만원을 되돌려받은 사실이 본보 취재진에 의해 확인됐다.
정모씨(48·여)는 89년 당시 서울 E여고에 재학중인 딸의 과외비로 3천9백만원을 김씨에게 주었다. 정씨는 담임 최모씨(현 교감)의 소개로 강남구 논현동 수도학원에서 김씨를 만났다. “아이들을 이화여대와 서울대 등 명문대학에 진학시켜주겠다”는 김씨의 감언이설에 속아 과외비를 주었다.
그러나 약속했던 유명강사와의 1대1 과외등을 지키지 않았다.
정씨는 이어 90년 3월경 E여고의 한 교사가 “교내 일부 교사가 학생들을 학원에 알선해주고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있다”고 교무회의에서 성토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김씨가 사기범이라고 믿게 됐다.
같은해 7월경부터 정씨 등 일부 학부모들이 김씨를 상대로 강남교육청과 문교부 등에 진정해 8월10일경 강남교육청은 수도학원에 대해 폐원명령을 내렸다. 서울지검 동부지청도 김씨에 대한 조사를 벌여 90년 12월경 학원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이후 보석으로 풀려난 김씨가 장소를 옮겨 다니며 학원영업을 계속하자 정씨는 김씨를 상대로 93년 4월경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을 냈고 원고승소판결을 받아냈다.
정씨는 “딸과 함께 과외를 했던 학생들 대부분이 과외비로 2천만∼7천만원씩 김씨에게 뜯겼다”며 “학부모들은 대부분 자영업과 사업을 하는 상류층이었으며 그중에는 판사도 끼여있었다. 하지만 신분노출을 꺼리거나 법정에 서는 것을 꺼려 소송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