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28·서울 강동구 고덕동)는 1년 전 대학동창과 결혼한 뒤 이제껏 ‘사랑’을 1분 이상 지속한 적이 없다. S그룹의 최모대리(31·서울 동작구 노량진동)는 최근 구조조정의 태풍 속에서 귀가 시간이 밤 10시를 넘기기 일쑤. 미안한 마음에 아내에게 ‘잘해줘야지’ 결심해도 아내를 기쁘게 해주기 어렵다.
조루(早漏). 발기부전과 함께 대표적인 성기능 장애 중의 하나. 그러나 조루가 ‘병’으로 인식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 70년대 들어서야 미국의 성의학자인 마스터스와 존슨이 ‘병’으로 정의. 전문의들은 “남성 중심으로 성행위가 이뤄지던 때에는 조루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며 “조루가 문제로 떠오른 것은 여권(女權)이 강화되고 여성도 성을 누릴 권리가 있다는 생각이 확산된 이후”라고 말한다.
▼정의〓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30대 남성의 30∼40%가 자신을 조루로 생각. 그러나 조루에 대한 정의는 각양각색. 이전에는 △삽입 후 사정까지의 지속시간이 3분 이내 △피스톤운동의 왕복 횟수가 8회 이내 등 물리적 요인이 주로 고려됐지만 최근에는 △여성이 절정감을 느끼는지 △여성이 요구하는 순간까지 사정을 조절할 수 있는지 등이 중요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남성이 사정조절 능력 부족으로 스스로 원하기 전에 절정에 도달하는 것”으로 정의.
▼원인〓△성경험이 부족해 상대방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할까 불안해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 등 심리적 요인 △신경계통에 이상이 있거나 귀두의 지나친 민감 등 신체적 요인으로 발병.
▼치료〓최근 조루의 원인이 음경의 감각이상 때문으로 밝혀져 예민한 감각을 무디게 하는 약물이나 수술법 등을 사용. 그러나 ‘알파교감신경차단제’‘항우울제’ ‘국소도포치료제’ 등의 약물은 사정시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사용하지 않을 경우 재발하며 성감과 발기력을 낮추는 부작용이 있다.
음경의 신경을 잘라내 감각을 둔하게 만드는 ‘음경배부 신경차단술’은 치료효과가 영구적이지만 감각이 지나치게 둔화돼 발기부전이 될 위험이 있다. 이와 함께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감각훈련’도 함께 쓰인다.
한편 연세대의대 비뇨기과 최형기교수팀은 최근 9가지 생약으로 된 조루 치료제 ‘SS크림’을 개발. 임상실험에 참여한 1백6명은 삽입 후 지속 시간이 0.53∼1.97분에서 0.97∼20.63분으로 늘었다고 발표. 9월 중순부터 전문의 처방으로 판매되며 가격은 1세트(2개)에 1만2천원선.
(도움말〓연세대의대 비뇨기과 최형기교수 02―3497―3475, 부산 박용상비뇨기과 원장 051―241―5060)
〈이나연기자〉larosa@donga.com
▼ 조루치료 감각 훈련법
성행위의 단계별 쾌감을 느끼도록 ‘감각훈련’을 하면 조루를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다.
성기를 자극하다 보면 생리적으로 사정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게 되는데 이 때를 사정반사가 시작되는 쾌감 9단계, 사정하는 순간을 쾌감 10단계라고 가정한다면 조루환자는 중간단계인 4∼8단계의 성감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 이 때문에 자극중지 시점을 몰라 사정반사가 바로 시작돼버리는 것. 따라서 중간단계의 감각을 알고 느낄 수 있어야 스스로 사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다음은 점진적 훈련방법.
①쾌감의 단계를 스스로 인식〓자위행위를 통해 각 단계에서 느껴지는 감각을 스스로 인식하고 강도를 구분. 발기가 유지되는 단계를 3단계라고 한다면 현재의 감각이 어느 단계인가를 구분하는 훈련.
②5∼7단계 반복 훈련〓7단계 이상으로 올라가면 사정 조절이 어렵고 5단계 이하로 떨어지면 분위기가 식어버리기 때문에 쾌감도가 5∼7단계에서 오르내리도록 반복 훈련. 5회 정도 7단계에 이르도록 한다.
③윤활상태에서의 훈련〓실제 상황과 비슷하게 바셀린 로션이나 베이비 오일 등으로 매끈매끈하게 만든 상태에서 시작. 처음 7단계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이 3분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자극. 7단계에서 자극을 중지하고 5단계에서 다시 자극하는 방법으로 7단계에 5회 정도 도달.
④자극의 속도와 강도 훈련〓③과 같은 윤활상태에서 하되 자극을 중지하지 않는다. 단 자극의 속도와 강도를 조절. 처음 7단계에 이르기까지 3분, 이후 2분간 4회에 걸쳐 7단계에 도달하면 성공.
(도움말〓조강선비뇨기과의원장 02―3481―8809)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